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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영화에 담긴, 영화 같은 노부부 이야기

2018-04-19

김성수 기자(lineline21@s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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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이별과 이혼이 흔해진 요즘, 하동에 78년의 결혼생활을 신혼처럼 산 노부부가 있습니다.
여)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7년동안 노부부를 담은 영화가 공개됩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 기자 】

평생동안 한 여자와 한 남자만을
사랑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 둘은 19, 18살에 만나
하동의 산골 마을에서
소박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맞잡은 두 손은
78년 동안 함께 주름져 갔습니다.

[SYN]
"빡빡하게 찔러야 안 빠져"
"안 빠지니까 저것보다 좋네, 이게"
"영감"
"응"
"비녀 만드느라 영감이 고생했소."
"뭘 고생해"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엄마는 아버지한테 해바라기 사랑을 한 것 같고 맹목적으로 주는 사랑, "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아버지는 제가 성인이 돼서 봤을 때는 아버지가 엄마한테 주는 사랑은 헌신적인 사랑 그런것 같아요."

노부부의 사랑은 입소문을 타,
세상에 알려졌고
한 감독의 영화에 담기게 됐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촬영은
7년간 이어졌고
감독은 노부부의 평범한 일상을
4계절동안 꾸준히 담아 냈습니다.

감독은 노부부의 일상이 궁금하면
폭설이 내리는 날에도
산비탈길을 올라 부부를 촬영했습니다.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의 폭설이 온 거에요. 반포기하듯이 서 있는데 저 멀리서 제설차가 오는 거에요."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지금이 타이밍이다. 바로 차를 끌고 제설차 꽁무니를 따라갔어요."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너무 좋았어요. 제설차가 나를 위해서 도와준 거에요. 저기(노부부네 집)를 가라는 식으로 느낌을 받은 거죠."

할아버지 손 끝에서 나온
울퉁불퉁한 눈사람은
아흔이 넘은 할머니를 아이처럼 웃게 만듭니다.

[SYN]
"눈사람 만들어"
"아기처럼 만들어봐"
"만들어 놨어"
"이리 와서 앉아"
"이거 마음에 드는가 할멈"
"응, 마음에 들어"
"이건 할머니고 이건 나이고"

할머니의 거동이 불편해
집 앞 마당이 영화 배경의 전부였지만
촬영을 계속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사소한 일상에서 조차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감독은 말합니다.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할아버지 아침 일상이 첫 번째가 할머니 요강을 비우는 것부터 시작해요. "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그 장면에서도 이를테면 이런거죠. 할아버지 나이 때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꼭 요강이 아니더라도 내 아내를 위해서 '눈 뜨자마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그런 생각, 늘 그런 생각이었어요. "

둘의 사랑은 인생의 끝자락에서도
애틋했습니다.

쇠약해지는 할머니를 보며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겠노라 다짐하며 살았습니다.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내가 너희 엄마를 먼저 보내고 자기가 떠나겠다고 항상 그 말씀을 하셨거든요."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아버지가 엄마를 봤을 때 혼자 두기가 두려운 거죠. "

'나부야 나부야'

할머니가 좋아했던 호랑나비를 부르며
그리움을 달랬던 할아버지의 외침은
영화 제목이 됐고
이들의 이야기는
오는 5월 4일,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됩니다.

영원할 수 없기에
더욱 절절했던 노부부의 이야기.

사랑을 가벼이 여기는 요즘 시대에
노부부의 이야기가
어떤 감동을 안겨 줄 수 있을지
기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SYN]
"다시 태어나면 할멈은 어쩔건가 나는 할멈이랑 결혼해야 되겠는데"
"영감 하자는 대로 할게."

SCS 이도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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