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사흘간 이어진 함양 산불..야간 진화헬기는 '그림의 떡'
[앵커]
막대한 피해를 냈던 지난해 산청·하동 산불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서부경남에서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발생 44시간 만에 주불을 잡은 함양 산불은, 낮과 밤이 바뀔 때마다 진화율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야간에는 헬기 투입이 사실상 막혀 있었던 점이 결정적인 한계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김상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23일 오후 5시쯤,
함양 산불이 시작된 지
약 44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습니다.
이번 산불의
영향 구역은 약 234ha,
화선 길이는 8.05km로
올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이번 산불 진화에는
가파른 산세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법정 등산로와
임도도 없어
지상 진화대의 접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장발언]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
"특히 산불진화대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없다보니 고지에 있던 부분이라든지 급경사지에 있던 부분은 전적으로 헬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 야간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헬기 투입이 가능한 낮에는
진화율이 치솟았다가,
해가 지는 밤만 되면
진화율이 다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함양 산불에는
야간 진화헬기 투입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CG IN]
항공안전법과
산림항공 운항 기준은
야간 산불 진화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습니다.
풍속과 시정거리,
운고 등 기준에서
주간보다 훨씬 보수적인
조건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CG OUT]
또 야간에는 호수·댐 등
담수지에서 직접 물을 떠 올리기 어렵고,
지상 소방차를 통해
물을 공급받아야 하는
시설·장비상의 제약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산림청은
야간 산불 진압을 위해
사용 가능한 헬기를
계속 늘려 왔습니다.
하지만 '훈련이
아직 안 됐다'는 이유로
실제 야간 투입은
극도로 제한해 왔고,
결국 대통령의
질타까지 불러왔습니다.
[현장발언] 이재명, 대통령(지난달, 제3회 국무회의)
"3대가 있었는데 야간 운행은 위험하니까 안 했다 이 말인데... 사 놓고 안 썼다는 얘기잖아요. 잘 준비해서 하십시오. 밤에 주로 불이 번지잖아요. 헬기를 투입을 못하니까..."
산림청이 추가 도입한 기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헬기입니다.
열화상 카메라와
계기비행 장비 등
전자장비를 갖춰
야간 비행 능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종을 갖추고도
조종사 훈련 미숙,
그리고 여전히 까다로운
항공법상 제한을 이유로
현장 투입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야간에 산불이 번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산간 주민들의 불안은
이번 함양 산불에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SCS 김상엽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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