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방송 채널8번 로고

(R) 진통 오면 '한 시간 길'..서부경남 '분만 공백'

2026-09-11

이지민 기자(easymin@scs.co.kr)

글자크기
글자크게 글자작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URL 복사하기
기사 인쇄하기 인쇄

[앵커]


서부경남 군 지역 중 절반은 아이를 낳을 분만실이 없습니다. 지자체마다 보건소 외래 진료를 열고, 순회 진료 버스까지 운영하며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만실이 없다'는 근본적인 벽은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건소 1층에 자리 잡은 산부인과 진료실. 전문의와 간호 인력이 상주하며 임산부들의 정기 검진을 꼼꼼히 챙깁니다.

거리가 먼 외곽지역 주민을 위해선, 대형 검진 버스가 이동 진료실로 변신해 마을 곳곳을 직접 찾아갑니다.

민간 산부인과가 단 한 곳도 없는 함양군. 보건소 산부인과 외래 진료와 '찾아가는 산부인과' 버스를 앞세워 의료 공백 메우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신동헌 / 함양군 보건소장
"우리 함양군은 의료 취약지였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편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래서 2019년도에 산부인과 전문의 선생님을 모시고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간 1,450명 정도의 주민이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자구책도 '산전 검진'에 머물 뿐, '출산'까지 책임지진 못합니다.

함양군 안에는 아이를 낳을 분만 의료기관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출산이 임박하면 진주 같은 인근 대도시로 원정길에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민혜정 / 함양군 함양읍
"응급으로 양수가 터졌다거나 수축이 와서 배가 아프다거나 뭐 이럴 때에는 저희도 이제 진주나 이쪽으로 가는데 보통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가는데도 힘들고 또 불안하고 가는 동안 힘들고 불안하고 그런 게 좀…"

이런 사정은 함양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CG IN]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분만 의료기관이 있는 곳은 절반인 9곳뿐.

서부경남에서는 함양과 산청, 남해에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CG OUT]

202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도, 농어촌 군 지역 임산부가 응급 분만 시설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5분 남짓으로 나타났습니다.

[CG IN]
실제 분만실이 없는 서부경남 지역 읍행정복지센터에서 진주의 거점 병원을 기준으로 차량 이동시간을 확인한 결과 함양은 55분, 남해는 52분, 산청은 37분가량이 소요됐습니다. 군 외곽 지역의 경우 1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CG OUT]

원정 출산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부담은 물론, 응급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분만 응급 상황의 골든타임을 60분 이내로 봅니다.

검진은 가까이에서 받을 수 있어도, 출산은 여전히 먼 도시로 떠나야 하는 현실.

분만실이 없는 지역의 임산부들에게 원정 출산은 선택이 아닌, 피할 수 없는 여정입니다.

산모와 아이의 안전이 사는 곳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분만 취약지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SCS 이지민입니다.

헤드라인 (R)뉴스영상

이전

다음

  • 페이스북
  • 인스타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