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R-2) 잊혀진 '기미년 진주교회 종'을 찾아서...
(남) 서경방송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진주 기미년 만세운동에 대한 기획보도를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진주 만세운동의 시작을 알린 역사적인 진주교회 종에 대해 살펴봅니다.
(여) 이 종이 만세운동 뒤에 어떻게 됐는지, 혹시 지금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잊혀지고 있는 그날의 종소리를 차지훈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 기자 】
진주 하늘에 청명한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지난 2012년, 진주교회가 복원한 종탑과 종.
100년 전, 진주 기미년 만세운동의
시작을 알린 종소리입니다.
▶ 인터뷰 : 추경화 / 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실장
- "고등경찰 기록에 보면 (1919년) 3월 18일 낮 12시에 진주교회 종을 침으로 인해 그것을 신로호 해서"
▶ 인터뷰 : 추경화 / 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실장
- "일제히 만세를 부르자... "
특히 만세운동 때 진주교회는
지금 교회 자리에서 100여 미터 가량 떨어진
비봉산 산기슭에 위치해
종소리에 맞춰 진주 곳곳에서 동시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조헌국 / 진주교회 장로·전 진주교육장
- "그 당시에는 봉래동 일대 시장까지는 집이 없었으니까 종소리가 아주 잘 들릴 수 있었고..."
그렇다면 당시 진주 만세운동을 알렸던
진주교회 종은 그 뒤 어떻게 됐을까
(CG) 옛 진주교회 역사 기록 문서에서
이 종의 행방을 유추할 수 있는
글귀를 찾아 주목해 봅니다.
'1922년 10월, 주문한 새 종이 도착해
이전에 쓰던 종은 단계교회로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진주 인근 산청의 단계교회.
10여년 전, 지역 향토사학자 등은
이 단계교회 마당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마당 한 켠에 방치돼 있는
한 녹슨 종을 발견하고
이 종의 역사에 주목했습니다.
▶ 인터뷰 : 추경화 / 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실장
- "(2003년) 최인선 교수가 와 가지고 단계교회까지 갔죠. 가서 이 종이 오래된 종인가 감정을 해달라고 했더니만"
▶ 인터뷰 : 추경화 / 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실장
- "내타식 종인데 100년 된 종이라는 감정서를 보내왔더라고요. "
당시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주교회에서도 나서
그 종을 진주로 가져오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어느 날 그 종은 단계교회에서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찾은
충남 천안의 한 기독교 대학원.
이곳의 역사기념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 켠에 놓인 녹슨 종 하나가 보입니다.
받침대에 놓여 있는, 지름 1미터 가량의 종은
언뜻 봐도 아주 오래돼 보입니다.
[ S/U ]
"이 종 뒤로는 이 종이 진주시민들에게 3.1 독립만세운동을 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진주 장날, 즉 1919년 3월 18일 종소리라는 문구가 정확하게 적혀 있습니다."
바로 단계교회에서 사라졌던 그 종입니다.
녹이 슨 종 외부엔
'제작지 대구'라는 글귀가 보이고,
종에선 오랜 역사의
장엄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해당 학교에선
그 동안 일반에 잘 공개하지 않았던
진주교회 종의 다양한 부속품들도
꺼내 보여줍니다.
종과 탑을 연결하는 부품들부터
만세운동 당시 세차게 종을 두드렸을 추까지...
오랜만에 빛을 봅니다.
진주교회 종은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된 걸까
▶ 인터뷰 : 이성호 / 고려신학대학원 교회사 교수
- "단계교회라는 자그만 시골 교회의 전용복 목산님이 어떤 종을 가지고 있는데, 역사적인 중요한 종을 가지고 있는데 기증을 하고"
▶ 인터뷰 : 이성호 / 고려신학대학원 교회사 교수
- "싶다는 의사를 밝혀줘서 알아보니까 굉장히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지역에선 진주 만세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상징적 의미가 담긴 진주교회 종을
제대로 찾지도,
관련 조사나 연구도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강호광 /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사무국장
- "진주 민중들의 마음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이 종이 이렇게 타지에 쓸쓸하게 방치돼 있어야만 되고, 우리는 왜 100년 동안"
▶ 인터뷰 : 강호광 /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사무국장
- "이것을 찾지 않았는가 하는 것에 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
진주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만큼
진주교회 종에 대해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접근할 뜻을 밝힙니다.
▶ 인터뷰 : 조규일 / 진주시장
- "종이 맞다고 확인이 된다면 그 종 자체는 사실 우리 진주 쪽으로 환원을 시키자 하는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가 있고"
▶ 인터뷰 : 조규일 / 진주시장
- "그 의견들을 모으는 과정들, 협의를 하는... "
진주 기미년 만세운동에 있어
역사적인 시작점이자
교회와 지역 사회의 연결점,
지역민들을 하나 돼 이끈 구심점이었던
진주교회 종.
진주 장날, 진주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진지
100년이 지난 지금...
지역의 만세운동을 비롯한
항일역사에 대한 연구와 재조명,
그 흔적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SCS 차지훈입니다.
[ EN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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