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늘어가는 빈집..'빈집은행'은 그림의 떡
기울어진 지붕 아래, 멧돼지와 고라니가 드나드는 집. 마을의 빈집은 주민들의 불안이 됐습니다. 정부는 빈집의 거래를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농촌의 현실과는 아직 거리가 멉니다. 보도에 강철웅 기잡니다.
【 기자 】
하동군 법하마을.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쓰레기가 가득한
빈집이 눈에 띕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또다른 빈집.
잡풀이 무성하고,
지붕은 무너져 내려 있습니다.
오래전 사람이 살았던 흔적만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사람이 떠난 자리를
이젠 야생동물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시옥,하동군 화개면
"빈집이 풀을 안 배고 풀이 지천에 있으니까 거기에 고라니들이 집을 짓고 살고 멧돼지도 거기서 나오고 그래서 저녁에는 무서워서 나오지도 못하겠고..."
노후한 빈집은
단순한 경관 훼손을 넘어,
주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연래,하동군 화개면
"기왓장이 집이 낡아서 계속 떨어져서 여기 한 무더기를 치웠거든요. 그런데 비가 오면 계속 떨어지는 상태인데 이게 만약 한꺼번에 쏟아지면 (위험하죠.)"
이 마을에서
확인된 빈집만 7곳 이상.
하동군 전체로 보면,
천 채가 넘는 빈집이
파악된 상태입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집은행’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지자체가 수집한 빈집정보를
민간 부동산 플랫폼에
매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공인중계사 수수료를 지원해
매매나 임대를 통해
정비를 유도하겠다는 취집니다.
참여한 지자체는 전국 18곳.
경남에서는 합천·의령·거창
3곳만 참여했습니다.
참여하는 지자체가
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우선 농촌의 현실과
제도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인중개사 1인당 최대 5건,
총 250만 원까지만
수수료가 지원되는데,
빈집은 천채가 넘는 반면
중개사가 한정적인 농촌 지역에선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는 겁니다.
[전화 인터뷰] 하동군 관계자,음성변조
"하동군 빈집이 1,000호가 넘고 또 하동군 관내에 이제 공인중개사를 모집해서 그분들한테 최대 5건씩 돌아가게 했을 때 이제 실질적으로 몇 건이나 거래 가능한 빈집을 '빈집 은행' 예산을 통해서 올릴 수 있을지 판단 부분도 좀 어려워가지고..."
더불어 지난해 7월부터
방치된 빈집의 소유자에게
최대 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제도도 시행됐지만
한계는 여전합니다.
소유자가 확인될 경우엔
부과가 가능하지만,
이미 사망했거나
소유 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엔
사실상 집행이 어렵습니다.
경남에만 만 채가 넘는 빈집.
방치된 빈집은
점점 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해결할
제도와 현장은
여전히 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SCS 강철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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