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한센인들을 기억해주세요"...성심원 역사관 개관
남) 병으로 인한 고통 이상으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던 '한센병' 환자들. 이제는 완치가 가능해져 국내에서 사라져가는 질병이 됐는데요.
여) 이들의 보금자리였던 산청 성심원에는 이들의 애환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역사관'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보도에 김호진 기잡니다.
【 기자 】
어린 시절부터 한센병을 앓게 된 김성덕씨.
불편하고 아픈 몸보다 힘든 것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었습니다.
닿기만 해도 감염된다는
오해와 편견들은 한센인들을
외딴 곳으로 내몰았습니다.
김씨가 이곳 성심원에서 생활한지도
올해로 5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성덕 / 한센병 완치자
- "입소할 때 17살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어렸어요. 그때 살던 사람들은 무척 힘들었죠. "
▶ 인터뷰 : 김성덕 / 한센병 완치자
- "그때 버스도 다녔는데 잘 안 태워줬어요. 여기(성심원이) 환자촌이라고 그냥 지나가버리고..."
최근 이곳 성심원에는 한센인들의 애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이 조성됐습니다.
환자들의 명부와 진료카드,
한센인들이 직접 사용했던 소품까지,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된 역사관.
추운 겨울 동료의 차가워진 의족을
감싸기 위해 직접 털 양말을 짰던 어르신은
자신이 사용했던 물건들이 전시된 것을 보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 인터뷰 : 최명자 / 한센병 완치자
- "(옛날 기억들이) 많이 나죠. 그때 사용했던 도구들이 여기 있어요."
반세기 동안 수백 명의
한센인들이 거쳐간 이곳에
이제 남은 환자는 100여 명.
한센병의 완치가 가능해지면서
신규 발병자도 사라졌습니다.
그만큼 '한센인'들의 아픔을
함께했던 이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성심원은 앞으로도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사업과
활동들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오상선 / 성심원 원장
- "이제 한센병 어르신들이 마지막 세대만 남았습니다. 대부분 70~80대로 이제 한센병 어르신들의 역사와 자취가"
▶ 인터뷰 : 오상선 / 성심원 원장
- "끝난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그 전에 이 기록을 정리해놔야 이들의 삶의 애환을 후세에도 간직할 수 있겠다 싶어서..."
한센인들이 떠나가며
지역의 노인과 장애인 등 새로운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는 성심원.
하지만 한센인의 애환과 이들을 감싸주었던
따듯한 마음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SYN]
역사관이 안 생겼으면 그냥 바람처럼 왔다 바람처럼 사라져버렸을 건데
성심원이 생기고 또 우리가 살아온
하나의 족적을 남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SCS 김호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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