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R) 남해 3.1운동 "기미년 섬엔 거센 '독립 파도' 쳤다"
(남) 3.1 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서부경남의 3.1운동사와 항일운동의 기록을 살펴봅니다. 기미년 3.1운동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은 남해군에서도 들불처럼 퍼져나갔는데요.
(여) 오늘은 서부경남 유일의 섬, 남해에서 펼쳐진 격렬했던 3.1운동의 역사를 전해드립니다. 차지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남해군 설천면 바닷가에
우뚝 솟은 탑 하나.
기미년 남해 3.1운동의
시작을 기념해 세운 기념탑입니다.
남해군지 등에 따르면 1919년 4월 2일,
설천면 남양리에 살던 이예모는
하동에서 독립선언서를 구해 돌아와
정순조, 정임춘 등과 함께
만세운동을 모의했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 천도교인들과
남양, 금음, 문항 등 설천면민들이
노상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남해 만세운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 인터뷰 : 김환용 / 남해 3.1운동 발상기념사업회 회장
- "태극기는 정순조가 들고 독립선언서는 이예모가 낭독하였다고 나옵니다. 이 솔곳이라는 설천면 문항리"
▶ 인터뷰 : 김환용 / 남해 3.1운동 발상기념사업회 회장
- "발상기념탑 있는 자리에서... "
하지만 이날 고현면장인 김치관의 밀고로
곧장 남해읍까지 만세운동이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 S/U ]
"설천에서 만세운동이 벌어지고 이틀 뒤 이곳 남해읍에서 장날을 맞아 대규모 만세운동이 벌어졌습니다."
4월 4일, 설천에서의 만세운동 여파로
삼엄해진 검문을 피하기 위해
장꾼 등으로 가장한 천여 명의 군민들이
남해읍 시장으로 모여들었고,
오후 3시 마침내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 때도 고현면장 김치관의 밀고로
인근 지역 일본 경찰 등이 몰려왔고
사망자까지 나오게 됩니다.
비폭력 저항운동을 하던 군민들은
격분해 관공서를 점거하는 등
만세운동은 어느새 성난 파도로 변했습니다.
▶ 인터뷰 : 김성철 / 남해 3.1운동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경찰서, 우체국, 학교 등 관공서들을 전부 다 파괴를 하고 이런 일들이 있었어요. 그때 (밀고자) 김치관은 남해경찰서"
▶ 인터뷰 : 김성철 / 남해 3.1운동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마루 밑에, 청 밑에 숨어 있었다는 게 밝혀졌고... "
남해 3.1운동은 당시 다른 지역,
다른 섬 지역 만세운동에 비해
높은 결집력과 거센 저항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김성철 / 남해 3.1운동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각 면에서 연락해서 이틀 만에 전체가 모여서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섬 치고는 굉장히 대단한 일이지 않느냐..."
▶ 인터뷰 : 김성철 / 남해 3.1운동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섬 지역민들이) 좋게 말하면 열정적이고 격한 것들이 있어서 아마 3.1운동에 참여하는 부분도 다른 지역보다 좀 강력하게"
▶ 인터뷰 : 김성철 / 남해 3.1운동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 "한 부분이 있지 않나... "
이후에도 4월 6일 고현면 등 섬 곳곳,
각 면, 마을에서 만세운동이 벌어졌고
주요 인물 수십 명이 체포돼
옥고를 치렀습니다.
아직 남해 3.1운동과 관련해서는
날짜나 장소, 인물 등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남해군과
남해문화원, 3.1운동 관련 단체들이
그 동안 미흡했던 관련 조사.연구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환용 / 남해 3.1운동 발상기념사업회 회장
- "혹시 독립유공자로 누락돼 있는 분 등을 발굴하고 독립운동 역사가 혹시 조금 잘못됐거나 한 부분이 있다면 계속해서 후손들이"
▶ 인터뷰 : 김환용 / 남해 3.1운동 발상기념사업회 회장
- "연구해서 바로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척박한 섬에서 땅을 일구고
거친 바다에서 고기를 잡으며 살던
남해 지역민들의
활화산, 거센 파도 같았던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날의 함성과 사실들, 그 의미가
제대로 알려질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SCS 차지훈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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