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영화에 담긴, 영화 같은 노부부 이야기
남) 이별과 이혼이 흔해진 요즘, 하동에 78년의 결혼생활을 신혼처럼 산 노부부가 있습니다.
여)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7년동안 노부부를 담은 영화가 공개됩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 기자 】
평생동안 한 여자와 한 남자만을
사랑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 둘은 19, 18살에 만나
하동의 산골 마을에서
소박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맞잡은 두 손은
78년 동안 함께 주름져 갔습니다.
[SYN]
"빡빡하게 찔러야 안 빠져"
"안 빠지니까 저것보다 좋네, 이게"
"영감"
"응"
"비녀 만드느라 영감이 고생했소."
"뭘 고생해"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엄마는 아버지한테 해바라기 사랑을 한 것 같고 맹목적으로 주는 사랑, "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아버지는 제가 성인이 돼서 봤을 때는 아버지가 엄마한테 주는 사랑은 헌신적인 사랑 그런것 같아요."
노부부의 사랑은 입소문을 타,
세상에 알려졌고
한 감독의 영화에 담기게 됐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촬영은
7년간 이어졌고
감독은 노부부의 평범한 일상을
4계절동안 꾸준히 담아 냈습니다.
감독은 노부부의 일상이 궁금하면
폭설이 내리는 날에도
산비탈길을 올라 부부를 촬영했습니다.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의 폭설이 온 거에요. 반포기하듯이 서 있는데 저 멀리서 제설차가 오는 거에요."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지금이 타이밍이다. 바로 차를 끌고 제설차 꽁무니를 따라갔어요."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너무 좋았어요. 제설차가 나를 위해서 도와준 거에요. 저기(노부부네 집)를 가라는 식으로 느낌을 받은 거죠."
할아버지 손 끝에서 나온
울퉁불퉁한 눈사람은
아흔이 넘은 할머니를 아이처럼 웃게 만듭니다.
[SYN]
"눈사람 만들어"
"아기처럼 만들어봐"
"만들어 놨어?"
"이리 와서 앉아"
"이거 마음에 드는가 할멈?"
"응, 마음에 들어"
"이건 할머니고 이건 나이고"
할머니의 거동이 불편해
집 앞 마당이 영화 배경의 전부였지만
촬영을 계속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사소한 일상에서 조차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감독은 말합니다.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할아버지 아침 일상이 첫 번째가 할머니 요강을 비우는 것부터 시작해요. "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그 장면에서도 이를테면 이런거죠. 할아버지 나이 때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꼭 요강이 아니더라도 내 아내를 위해서 '눈 뜨자마자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 인터뷰 : 최정우 / 영화감독
- "그런 생각, 늘 그런 생각이었어요. "
둘의 사랑은 인생의 끝자락에서도
애틋했습니다.
쇠약해지는 할머니를 보며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겠노라 다짐하며 살았습니다.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내가 너희 엄마를 먼저 보내고 자기가 떠나겠다고 항상 그 말씀을 하셨거든요."
▶ 인터뷰 : 이한주 / 노부부 넷째 아들
- "아버지가 엄마를 봤을 때 혼자 두기가 두려운 거죠. "
'나부야 나부야'
할머니가 좋아했던 호랑나비를 부르며
그리움을 달랬던 할아버지의 외침은
영화 제목이 됐고
이들의 이야기는
오는 5월 4일,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됩니다.
영원할 수 없기에
더욱 절절했던 노부부의 이야기.
사랑을 가벼이 여기는 요즘 시대에
노부부의 이야기가
어떤 감동을 안겨 줄 수 있을지
기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SYN]
"다시 태어나면 할멈은 어쩔건가? 나는 할멈이랑 결혼해야 되겠는데"
"영감 하자는 대로 할게."
SCS 이도은 입니다.
-
많이 본 뉴스
- (의정발언대) 정용학 진주시의원
- 정용학 진주시의원 (기획문화위원회) '청소년상 조례, 왜 추진하게 됐나'
- 2024.03.04
- (R) 국제생물올림피아드 '국가대표' 경남과고 3학년 석진주
- 진주에 위치한 과학고등학교죠. 경남과학고등학교에서 국제 과학대회 국가대표가 선발됐다고 하는데요. 오는 7월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되는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 3학년 석진주 학생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가합니다. 보도에 김상엽 기잡니다.【 기자 】진주시 진성면에 있는한 고등학교.국내 과고 가운데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경남과학고등학교입니다.올해 경남과고에서는13년 ...
- 2024.03.08
- (R) 이주의 핫이슈 - 3월 첫째 주
- 이주의 핫이슈 시간입니다.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는 3월인데요. 이번 주말 지역 곳곳에선 다양한 스포츠 경기와 체육 행사들이 펼쳐집니다. 남경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먼저 이번주 토요일 진주에선 다양한 문화, 체육행사가 열리는데요.진주유스오케스트라정기연주회가 돌아왔습니다.이번 제25회 연주회에선아름다운 발레와 함께하는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인형 곡...
- 2024.03.04
- (문화가R) 비전업작가들의 첫 전시..지역 문화가 일정은
- 10여 년 간 취미로 공예품과 그림 작품을 만들어 온 비전업작가들이 첫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끕니다. 이성자미술관 상설전시와 진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소식도 들리는데요. 서부경남 문화가소식을 하준 기자가 모아봤습니다.【 기자 】누비질로 손수 만든조끼와 가방.아래쪽에 놓인 인형은해맑게 웃으며감상자를 맞이합니다.가죽지갑과 부채, 은장도 등다양한 생활·전...
- 2024.03.08
- (R) "우주항공 연구·창업 생태계 조성해야"
- (남) 앞서 보신 것처럼 서부경남 내 우주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생태계 구축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 같은 날 열린 진주시의회 임시회에선 지자체도 우주항공 연구와 창업 활성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제안들이 잇따랐습니다. 주요 내용을 하준 기자가 살펴봤습다.【 기자 】항공산업 집적지이자우주항공...
- 202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