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남명매 후계목, 조식 선생의 흔적이 되다.
남) 일이나 가문이 안 끊기도록 사람은 후계자를 두듯, 나무 역시도 그 역사를 잇기 위해서는 후계목이 필요합니다.
여) 누군가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한 지역 교수가 남명 조식 선생 나무의 후계목 발아에 성공한 후 이를 기증해 지역 사회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 기자 】
남명 조식 선생은 지리산 자락에
산천재를 짓고
천왕봉이 보이는 곳에 매화나무를 심었습니다.
사람들은 이후
그 매화나무를 남명매라 불렀습니다.
세월의 고됨을 보여주듯 나무의 일부분은
새 싹을 더 이상 피우지 못한 채,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SU]
"산청의 삼대 매화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남명 조식 선생의 남명매입니다. 하지만 나무가 쇠약해지면서 나무의 대를 이을 후계목을 양성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습니다."
남명매의 역사와 의미에 주목해 온 사람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강호철 교수.
지난 2010년부터 매년 6월마다
산청 남명매의 씨앗을 채취한 강 교수는
8개월 동안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 후
이를 흙 속에 보관했습니다.
숨을 틔운 씨앗은 1년 동안 다시 새 흙에 심어 싹이 틀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합치면
약 20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워낙 노쇠한 나무에서 채취한 씨앗이라 싹도 못 틔운 째 죽기가 여러 번이었습니다.
▶ 인터뷰 : 강호철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남명매에 애착을 갖고 몇 년 동안 씨 뿌림해도 발아(싹 틔움)가 안돼서 왜 이럴까 상당히 저도 신경을 많이.."
그럼에도 강 교수는 지역 조경학자로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강호철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우리 주위에 있는 산청 삼매라든지 오래되거나 역사성있는, 의미있는 나무를 찾아서 후계목을 키우는게"
▶ 인터뷰 : 강호철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제 취미이자 직업과 전공과 관련된 본분이라 생각... "
첫 싹이 난 것은 지난 2015년.
가까스로 후계목을 키워낸 강교수는
이를 경상대 남명학 연구소에 기증했습니다.
연구소는
남명매 후계목의 식수 과정을
일년에 4번 발행하는
남명학 연구 학술지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이상필 / 남명학연구소 소장
- "남명 선생을 직접 느끼는 듯한 감정도 생길 수 있으니까... 정신만 우리가 책을 통해서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 인터뷰 : 이상필 / 남명학연구소 소장
- "그런 나무를 통해서 정신을 다시 되살리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이 내려도 꽃을 피우는 매화를 보며
여생의 외로움을 달랬던 조식 선생.
어린 후계목이 후세에게
조식 선생의 선비 정신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습니다.
SCS 이도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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