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이웃 떠나보낸 주민들, 상처 어루만지기 나서
(남) 이웃을 떠나보낸 아파트 주민들은 조심스럽게 그날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여) 불에 탄 흔적을 지우는가 하면 주인을 잃은 강아지는 임시 주인을 찾았습니다. 조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켠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조화가 쌓여있습니다.
화분에 달려있는
'힘내세요'라는 문구는
따뜻하면서도
여전히 가슴 시린 응원의 말입니다.
원랜 사고 현장에 놓여 있었지만
행여 주민들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릴까 걱정해
관리사무소 옆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는
보도블럭 교체 작업이 한창입니다.
실내에서는
불에 그을린 흔적을
지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관계자
- "여기도 사는 사람이 있고, 여기도 다 살고 있고 한데 이렇게 놔둬도 됩니까? 빨리 기억을 흔적을 수습해 나가야지..."
똘망똘망하게 생겼다고 해서
똘망이라고 불리는 강아지.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한 피해자의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지만
진짜 이름은 아직 모릅니다.
당일 아침
아파트 복도를 서성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는데,
온몸에 검은 재가 가득 묻어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입주민
- "집에 와서 씻기니까 약간 검은 물이 많이 흐르더라고요. 그리고 세번 씻겼는데 한두번째 씻길 때까지"
▶ 인터뷰 : 입주민
- "불 냄새, 연기 냄새가 안가시더라고요. "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인과 이별한 똘망이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잠시 살다
한 아파트 입주민이
직접 키우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현장 근처만 가도 벌벌 떨고
밤마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애틋한 보살핌 속에
조금씩 아픔을 잊고 있습니다.
그냥 잊혀지기에는
너무도 선명했던 악몽.
너나 할 것 없이
분노하고 슬퍼하며
이웃에게 손을 내밀었던 주민들은
조심스럽게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scs 조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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