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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마지막 억새지붕.."이엉이기 명맥 유지해야"

2018-03-03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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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초가에 새 볏짚을 올려 지붕을 가는 작업을 ‘이엉이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엉의 재료는 짚이 아닌 ‘억새’였다고 하는데요.
여) 함양은 아직도 억새를 이용해 이엉이기를 하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지역이지만 기술자들의 노령화로 그 명맥이 끊길 위기라고 합니다. 보도에 김호진 기잡니다.

【 기자 】
선비들의 정취가 깃들어 있는
함양 봉전마을의 한 고택.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전,
담배 건조장으로 쓰였던 건물의
지붕갈이가 한창입니다.

언뜻 보면 한때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평범한 이엉이기 같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니 볏짚 대신
억새로 만든 이엉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단CG]
사실 억새의 억은 초가의 지붕인
‘이엉’을 뜻하고,
새는 풀잎을 뜻하는데 풀이해보면
억새는‘이엉의 재료가 되는 풀’을 뜻합니다.

억새는 볏짚보다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수분흡수율이 낮아 잘 썩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박상순 / 함양군 서하면 (이엉이기 기술자)
- "(수명이) 오래가죠. 기와보다도 억새지붕이 오래 간다고 합니다."

지천에 널린 것이 억새라지만
지붕으로 쓸 질 좋은 억새를 얻기 위해선
작업하기 한해 전부터
묵은 억새를 미리 베어주고,
가을과 겨울 사이 채취한 억새를 엮어
잘 말려줘야 합니다.

손이 많이 가는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이 보다 더 힘든 일은 이엉을 건물위로 올리고
묶어주는 일입니다.

억새로 만든 이엉은 표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경력이 30년이 넘는 기술자도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장순영 / 함양군 서하면 (이엉이기 기술자)
- "조금 조심해야죠. 미끄럽긴 미끄럽거든요. 닭이 지붕을 못 타고 다닐 정돕니다. "

이처럼 힘든 작업 탓에
함양의 ‘억새 이엉이기’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진풍경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술자들의 고령화로
그 명맥이 곧 끊길 위기에 놓였습니다.

▶ 인터뷰 : 이재철 / 함양 '아름지기 한옥' 관리자
- "지자체에서나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이엉이기를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문화사업으로 한다면..."
▶ 인터뷰 : 이재철 / 함양 '아름지기 한옥' 관리자
- "귀농귀촌인들에게 일정기간 동안 훈련을 시켜서... 기술자들이 돌아가시면 누가 훈련을 시키겠습니까?"

선조들의 지혜와 자연미를 간직한
함양의 억새 이엉.

사라져 가는 전통을 보존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SCS 김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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