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사천 출신 기업가 고 이두정 회장 "받은 은혜 고향 후학에게”
최근 사천의 한 장학재단이 경상국립대에 거액의 장학금을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2년 전 작고한 한 출향 기업가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받았던 은혜를 고향의 후학들에게 돌려주길 원했다는 고 이두정 회장의 나눔 정신.
강진성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지난 17일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발전기금 약정식.
남양육영재단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10년 간 20억 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했습니다.
이상명 / 남양육영재단 이사장
모든 사람들이 서울로 가고 있는데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서 저희는 지역에 있는 대학, 그리고 국립대인 경상국립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약정식 현수막에는 이상명 이사장과 아버지 사진이 나란히 걸렸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2년 전 작고한
이두정 남양저축은행 전 회장입니다.
고향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이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약정식이 열린 겁니다.
이두정 회장이 인재 육성에 나선 계기는
70년 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사천 남양동 출신인 그는 소학교를 졸업한 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떠났습니다.
당시 취직한 곳은 서울 3대 최고급 식당 가운데
하나인 ‘청운각’입니다.
식당 주인인 조차임 여사의 후원으로
늦은 나이에 대학까지 졸업했습니다.
은행원으로 지내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고향 명칭을 딴 ‘남양저축은행’을
설립해 기업인의 길을 걷습니다.
백발이 된 그는 그동안 받았던 도움을
어떻게 갚을 지 고민했습니다.
도와준 사람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
이 회장은 자신처럼 공부에 목말라 있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됩니다.
2003년 고향인 사천 남양동에
남양육영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4명을 시작으로
장학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지원한 학생은 700여 명,
액수는 25억 원에 이릅니다.
대를 이어 장학재단을 이끌고 있는
이상명 이사장은
부친이 장학금 수여식에서
항상 남겼던 말을 기억합니다.
이상명 / 남영장학재단 이사장
(장학금 수여식 행사에) 항상 오실 때마다 부모님한테 효도하라. 네가 공부 잘해서 장학금 받은 게 아니고 부모님이 잘 키워주셔서 장학금을 받은 거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경상국립대와 인연은 2017년 부텁니다.
지원 규모를 조금씩 늘려가던 재단은
지역인재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지역대학부터 잘돼야 한다는
이두정 회장의 뜻에 따라
기금을 대폭 늘리게 됐습니다.
권순기 / 경상국립대 총장
(고 이두정) 회장님의 호가 경인(耕人)입니다. 사람을 간다. 밭갈 경(耕), 사람 인(人)자예요. 사람을 키우는 게 그런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게 회장님 호에 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거죠.
경상국립대는 학부생과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 20명에게
매달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윤호영 / 경상국립대 대학원 응용생명과학부 박사과정
남양육영재단은 비단 장학금뿐만 아니라 사랑과 학생들을 위하여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재단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서 저희는 열심히 공부하여서 남양육영재단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도록 열심히 더 공부하겠습니다.
고향을 끔찍이 사랑했던
출향 기업가 고 이두정 회장.
세상을 떠났지만 그 정신은
후학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습니다.
scs강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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